Book Review

안나 까레니나

최근 개인적으로 많이 바쁜 상황인데, 
독서카페에서 추천해 준 '몬테 크리스토'백작 다섯권을 후르릅 읽고 나서
아, 고전은 고전이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소설은 문체가 옛스럽긴 하나, 읽기에 어려움 없이 대중적인 부분이 있구나. 싶어 "바쁠 땐 고전이지" 라는 명제를 너무나 가볍게 세워버린 탓에
다음 고전으로는 '안나 까레리나'를 집었다. 
 
고위 공직자의 아내이지만 다른 남성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되는 귀부인 안나의 이야기라니
이번엔 고전 불륜이로구나. 했는데 웬걸. 쉽사리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러시아 농노해방 직후 자본주의에 대한 고민과 종교와 신, 존재에 관한 고민이 모두 격렬하게 담겨있는
사회소설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중 한명의 이름을 제목으로 하긴 했지만, 사실상 이상적인 사랑과 가정의 모습은 레빈의 가정에 투영하고 있고
주인공이 사망한 뒤에도 인류공통의 철학적 사유로 맺는 것을 보면
사실 톨스토이는 농촌귀족지주 레빈의 말을 빌어 자기 사상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닮았고, 불행한 가족은 제 나름대로 불행하다
가정생활에서 뭔가 실행되려면 부부 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르든지, 그게 아니면 사랑으로 화합을 이뤄야만 한다. 부부 관계가 애매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라면 아무 일에도 착수할 수 없는 법이다. 대다수의 가정이 타성에 젖고 부부가 서로에게 싫증이 나는 건 오로지 그들의 관계가 완전한 불화도 완전한 화합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해답을 준 것은 삶 그 자체로,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에 대한 나의 자연적인 앎을 통해 주어진 거야. 나는 그 앎을 무엇을 통해서 얻은 것이 아니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주어진 거야. 내가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