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일본인 저자가 영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계층과 인종의 다양성 속에서 민감한 이슈들을 고민해 나가는 에세이.

아들이 너무나 어른스러운 게 비현실적이고
올바른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과해서 자기객관화가 너무 철저하다는 점이 조금 불편한 거 빼고는 집단 내 여러가지 갈등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추천.


그럼 왜 다양성 때문에 귀찮은 일이 생기는 거야?"
"원래 다양성이 있으면 매사 번거롭고, 싸움이나 충돌이 끊이지 않는 법이야. 다양성이 없는 게 편하긴 하지."
"편하지도 않은데 왜 다양성이 좋다고 하는 거야?"
"편하려고만 하면, 무지한 사람이 되니까."
분단이란, 여러 정체성 중 하나를 타인에게 덮어씌운 다음 그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정체성을 골라 자신에게 둘렀을 때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즉 심퍼시는 가여운 사람이나 문제를 떠안고 있는 사람, 자ㅔ신과 비슷한 의견을 지닌 사람을 보며 품는 감정이기 때문에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하지만 엠퍼시는 다르다. 자신과 이념이나 신념이 다른 사람, 또는 그다지 가엾지는 않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상상해보는 능력인 것이다.
정치 토론에 자주 등장하는 '작은 정부'라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정부가 너무 작아지면 복지까지도 자기가 책임지고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불우한 사람들을 동정할 거면 당신이 돈을 내십시오. 그러지 않을 거면 그냥 모른 척하고 죄책감을 품은 채 살아가십시오." 하는 셈이다.
인종차별은 타인을 불쾌하게 하거나 슬프게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칭키' 또는 '니하오'라고 낙인이 찍혀서 차별당한 사람들이 자신은 특정한 그룹 에 소속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고, 그렇게 분노나 동료애 같은 소속 의식을 강화함으로써 사회 분열까지 일으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