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종의 기원담

 

워낙 상상력이 부족해서 sf소설은 취향이 아니지만

(2월 내내 '헤일메리 프로젝트' 붙들고서 똥마련 강아지처럼 계속 읽을지 끊고 갈지 낑낑대다 독태기까지 옴)

배경 자체가 어쨌든 현재의 연장선상에서 미래가 이어지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아서 낯설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이 유기물이든 무기물이든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던 간에

그들의 고민과 갈등은 모두 인간이 아니라 할 수 없었고 

배경만 미래 로봇사회, 장르만 SF일뿐

그들의 겪고 있는 미래의 사회적 이슈들이나 작가의 주제의식은 현재와 맞닿아 있어 생각해 봄직하다

 

작가가 이 이야기의 초안을 2000년 초반에 잡았다는 점도 경이롭고

20여년에 걸쳐 결국 완성했다는 사실도 경이롭다. 

 

기종 차별은 철폐되었지만 로봇은 이제 더 교묘한 차별법을 개발하고 있다. 차별은 학문의 이름으로, 능 력주의와 공정의 이름으로 암약한다. 신분제가 무너지 던 무렵에는 천부로봇권이나 자릿수평등이라는 표면적 인 대의나마 있었다면, 요새 유행하는 실용주의 계급 론에는 최소한의 염치도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