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자유

오래된 도시 세인트폴에 사는 중산층 가정, 월터와 패티 버글런드 부부와 그들의 자녀 제시카와 조이.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각자 열심히 살아가던 그들은 2000년대의 시작과 함께 이웃들에게 미스터리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아들 조이는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인해 옆집 여자친구의 집으로 들어가고, 월터는 자연을 파괴하는 석탄 산업계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며, 패티는 이웃들 앞에서 분노의 화신으로 돌변하는데….

 

장편이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후려쳐서 깨우치게 해 주마. 할때의 '장편'의 느낌이랄까. 

중간에 월터의 청솔새 본격작업+릴리사 등장초반은 정말 완독을 포기할까 싶을 정도의 위태로움이었지만, 

 - 누가 거긴 그냥 스킵해도 좋다고 말해주면 좋았을지도. (하지만 표지가 청솔새라서 굉장히 주제관련인 줄!!)

 - 물론 미국의 정치사회적 이념대립, 성장과 환경보호와 같은 거대이슈도 함께 다루었다는 부분이 이 소설의 위대한 부분 중 하나겠지만, 우리나라도 아니고 미국의 상황 속에서 굳이 그러한 주제를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오히려 얽매이다가 흥미를 잃어버릴 뻔 했다)

약간 이쯤되면 도전의식과 강박에 의해 완독을 하였다 할만하다. (완독 만세!)

 

잠깐의 위태로움을 참으면, 

거대한 자유에 대한 담론과

위대한 사랑. 가족과의 관계. 세대관계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과 갈등이 모두 담겨있다. 

그리고 대작답게 그 모든 갈등관계가 어영부영 끝맺어지지 않고, 단단한 감동으로 여며진다. 

 

진정한 자유,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상처주지 않고 사랑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볼 법하다. 

 

전부 성숙하고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척하는 기업들이 실제로 알고 보면 다른 사람들이 배를 곯는 동안 연방 정부 예산을 집어삼킨단 말이지.
“이 모두 개인의 자유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거야.” 월터가 말했다. “사람들이 이 나라에 온 이유는 돈을 벌거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였지. 돈이 없으면 자유에 더 무섭게 집착하게 되는 거야. 흡연으로 사망해도, 아이들을 먹여 살릴 형편이 안 돼도, 아이들이 총 맞아 쓰러져 죽어가도 말이야. 가난할지는 몰라도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자기 인생을 맘대로 망칠 자유라는 거야. 빌 클린턴은 그걸 알아챘어. 개인의 자유에 반대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거. 특히 총기 소지에 반대하면 절대 이길 수 없지.”
이 나라에서는 권리에 대해 이성적으로 대화를 할 수가 없어. 전부 감정적이고 계급에 대한 분노 차원에서만 대화가 이뤄지니까. 우익이 그걸 잘 이용하고 있지.
이제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인구 증가를 걱정할 시점이라고 봐. 다음 단계는 대학생들이 인구 증가를 걱정하는 게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거야.
무한한 자유라는 꿈에 취약한 사람은 그 꿈이 좌절되면 인간 혐오와 분노에 휩싸이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