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사라진 소녀들의 숲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 추리극. 

소녀들의 실종사건이 왜, 누가 일으켰는가를 중심으로 오로지 하나의 미스터리만을 향해 단편적으로 달려가고 있긴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와 희생에는 무관심한 사회 부조리도 짚어보고
적당히 집중될만한 서스펜스도 있고 복선들 마무리도 잘 꿰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출판사 서평
이 소설이 해외에서 먼저 각광받은 이유는 한국사의 특별한 한 사건을 다루는 것을 넘어, 두 주인공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해결해가며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구원하는 성장 서사, 숨죽여 지내야 했던 약자들의 목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작가의 의도에 동시대인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열세 명의 소녀가 사라지는 일이 연달아 일어났음에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건 민환이, 민매월 자매다. 그리고 그들을 도운 건 비슷한 나이의 또 다른 여성들이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수사 일지를 전한 복선이는 물론이고, 몸과 마음의 상처는 깊지만 옳은 일을 하고자 가까스로 용기를 낸 가희,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합리화되는 이상한 현실에 뒤늦게 눈을 뜬 채원 등 어리고 힘없는 그들은 민씨 자매의 치열함에 가장 먼저 마음을 열어 보인다. 실종 사건의 진실에 다다른 자매가 “희생될 사람과 희생되면 안 될 사람을 누가 결정하”(393면)는지 반문하고, “당신 같은 괴물들 때문에 여자로 태어난 게 저주가 되었”(394면)다며 절규하는 목소리에, 가부장제하에서 희미해진 존재들이 역사 밖으로 뛰어나온다. 작가가 그리고자 했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환상의 세계”에서는 당대인의 삶을 옥죄는 비인간적이고 비이성적인 제도가 역사책에서 어느 날 슬그머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역사책 밖에서 살아 숨 쉬는 존재들의 끊임없는 저항이 결과임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