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부제가 "종이에서 스크린, 오디오까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읽기 전략" 이어서
전자책 위주로 읽는 내게 꽤나 흥미로운 주제였지만, 책 소개 중 '지난 20여 년간 실시한 읽기와 문해력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오늘날 학부모, 교육자, 정책 입안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한다.'가 더 주제에 맞을 듯 하다.  
책 초반에는 종이책이나 디지털스크린이나 어느 것이 낫다를 규정짓지 않겠다 하고
참을성 있게 비교하고, 디지털 읽기와 종이책 읽기의 접근법은 다르다고 애써 구분하지만,
읽기의 목적을 종합적 이해와 비판적 사고라는 측면에서 규정했을 때
디지털 요소들은 그러한 목적과는 상충되며, (특별한 목적을 수행하거나 혹은 문학을 접할 기회를 확대한다는 동기부여의 수준 외에는)
종이책보다 좋은 점은 별로 없어 보인다.

최근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적의 수단을 찾아냈다기보다는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운영자나 출판사가 종이를 디지털로 대체하며, 종이책이 디지털에 밀려나는 현장에서 교수자가 어떻게 현실적으로 이를 '극복'(저자는 이런 말을 쓰진 않았지만 나는 거의 '극복'해야 하는 미션처럼 느꼈다')해 나가야 할지를 고민한다.

최근 동영상 학습등이 늘어나며 교수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교수자께서 읽으시면 되겠다.
디지털학습 비중이 늘어나는 시대의 학부모라서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뒷부분 결론 부분만 추천드린다.
(그나마도 요약해 드리자면 종이책을 읽히세요. 호흡이 긴 소설이 짱짱맨이에요.)

어떻게 답하든 그 핵심에는 디지털과 종이 자료 두 가지 다를 사용한 학습법을 길러주려는 의식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먼저 매체와 상관없이, 너무나 많은 독자들이 읽기 과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비단 텍스트뿐만이 아니라 오디오와 동영상도 마찬가지다. 매체는 중요하다.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자기의식과 마음가짐이다.
매리언 울프는 '양손잡이 문해력'이라고 부르는 읽기 모델을 제안했다. 이중 언어 사용자가 환경에 따라 두 언어를 바꿔가며 사용할수 있듯이, 울프는 아이들이 이중 문해 능력자가 되어, 목표에 맞춰 읽기 방식(과 읽기 플랫폼)을 바꿔가며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고 주창한다. 이 모델은 종이 읽기와 디지털 읽기 간의 대비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각 매체 내에서 스타일을 바꿔가며 읽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궁극의 목표는.… 매체와 상관없이 깊이 읽기 기술에 시간과 주의를 할애하는력을 가진 진정한 양손잡이 뇌의 발달이다."
학생들이 소설을 읽는 것은 중요한가? 존 제림 John Jerrim 과 제마 모스Gemma Moss의 분석에 따른다면 “그렇다”.5 두 저자는 2009년 PISA평가(15세 대상) 자료를 사용해 이른바 ‘소설 효과’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설을 읽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읽기 평점이 높게 나온 것이다. 잡지나 신문, 만화, 논픽션을 읽었을 때에도 비슷한 향상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해봤더니 답은 “아니오”였다. 11~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해봤더니 결론은 이러했다. “소설책 읽기는 추론하기라는 더욱 높은 수준의 이해 기술에 독보적이면서 확실한 도움을 주는 유일한 읽기 습관이었다."

여기에는 더 많은 데이터가 있다. 독일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막시밀리안 포스트Maximilian Pfost와 동료들은 소설을 뜻하는 내러티브 텍스트를 읽게 하는 과외 수업이 독해와 어휘 발달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에 더해 미나 토르파Minna Torppa와 동료들은 7~16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여가를 이용한 읽기, 특히 책 한 권 분량의 작품(장르는 특정되지 않음)을 읽는 빈도가 높은 것과 독해 평점이 높은 것 간에 상관이 있다고 나타났다. 여가용 읽기물로 잡지나 신문, 만화를 택한 아이들은 읽기 평점이 오르지 않았다.

확증 편향에 대항하는 것은 적어도 가짜 뉴스 식별을 위한 교육 과정 개설 못지않게 큰 과제다.

게다가 가짜 뉴스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온라인 가짜 뉴스가 사실 보도보다 더 자주 공유된다는 것을 안다. 마찬가지로 두려운 것은,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허위정보를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허위정보 공유를 점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말해 비도덕적이지 않다고) 느낀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그 정보에 가짜라는 표시가 분명히 붙어 있고, 발신자도 그 거짓 정보를 믿지 않을 때조차 그렇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선전 포스터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가벼운 입이 배를 침몰시킨다." 부주의한 말이 적을 이롭게 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믿지도 않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다보면 진실성뿐만 아니라 도덕적 나침반까지 손상될 위험이 있다.

여기서 내가 묘책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해법 중 일부가 학생(물론 어른들까지) 교육에 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즉,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은 ‘전송’이나 ‘공유’, ‘좋아요’, ‘리트윗’을 누르기 전에 그것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를 충분히 생각하는 데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모두가 팩트체커가 될 수 있다. 진위가 불분명한 정보가 어디에서 출현하든 상관없다. 이와 함께 우리는 가짜 뉴스를 남들에게 알리고 바로잡을 방법도 필요하다. 진실성 확립에 관심을 가질수록 우리는 제대로 알고서 투표하고 시민적 담론에 책임 있게 참여할 준비를 더 잘 갖추게 된다.
자료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디지털 혁명에 앞서오래전부터 교육의 목표였다. 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 “네가 읽는 것을다 믿지는 말라"고 배운 것을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읽는 것이라고는종이책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 정보와 소셜 미디어 게시물,가짜 뉴스 등이 폭증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훨씬 커졌다.
(중략) 연구자들이 시민적온라인 추론으로 파악한 핵심 역량에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읽은것을 두고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정보의 배후에는 누가 있는가?
·증거는 무엇인가?
· 다른 정보원들은 뭐라고 말하는가?



* 심오한 의미를 깨닫기에 하찮은 독자라 별점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