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70세 사망법안, 가결"의 저자가 쓴 장편소설이다.
전작에서 평생을 가족 수발만 해온 엄마가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이 점차 변화하는 내용을 그린 저자는, 이번에는 혼자 남을 외동딸을 위해 대리 맞선을 보러 다니는 부모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재는 독특하지만 (실제 일본에선 있을 수도 있는 일 같기도...), 작품 속에는 여성지위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일침이 담겨있다. 여자 독자로서 이 작가의 담론은 꽤나 흥미로운데, 이 소설에서는 여성독자가 아닌 남자아이의 엄마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 닿았던 대사는 "남자아이라 어쩔 수 없네요"였다.
남자아이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자아이들보다 덜 야무진 경우가 많고, 그 부족한 모습들에 내심 체념하다가 결국 달관의 경지까지 이르게 되는 익숙한 문장이다.
이는 곧 자연스럽게 "내가 챙겨줘야지"로 이어지고, 결국 그 이후 역할이 아내(며느리)에게 자연스럽게 넘기는 구조가 되는 게 아닐까. (게다가 이 구조는 사회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이게 정말 남자아이니까 어쩔 수 없는 문제일까. 또는 내가 그렇게 키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아닐까.
그 부족함을 누군가가 채워주고 해결해 주는 방식이 아니라, 좀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챙기도록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결혼문제를 다룬 소설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가정 내에서의 역할분담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 그리고 남자아이의 엄마로서의 고민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해 준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