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머지않은 미래의 디스토피아
현재의 상황과도 맥이 통해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현실적으로 일어날 법한 미래가 있다.

[지금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느 곳에서는 행해지고 있을, 현대판 노예제도 라던지]

"올리버가 잘되면 그런 곳은 더 생길 수밖에 없지. 이 나라는 조각조각으로 나뉘어서 값싼 노동력과 값싼 토지의 공급원이 될 거야. 올리버 주민들이 지금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스스로를 팔려고 안달하는 날이 오면, 아직 망하지 않고 버티던 도시들은 돈으로 도시를 살 만큼 부유한 집단의 경제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걸."
임금이 지불되기는 했지만, 현금이 아니라 회사가 발행한 전표였다. 일꾼들이 사는 오두막에는 임대료가 부과됐다. 일꾼들은 음식과옷과 그 밖의 필요한 모든 것에 대가를 지불해야 했고, 당연히회사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회사가 발행한 전표를 사용해야 했다. 급여는 놀랍게도 결코 생활비를 충당할 만큼 넉넉하지 않았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를 새 법에 따르면 노동자가 빚을 진 상태에서 고용주를 떠나는 것은 불법이었다. 그런 노동자는 기간제 노동자 또는 재소자 신분으로 일해서 자신의 빚을 갚을 의무가 있었다. 그 말은 곧 노동자가 일을 거부한다면 체포되어 감금당하거나, 끝내는 원래 고용주에게 넘겨지기까지 한다는 뜻이다.


[인간의 어두운 욕망에 대한 것도 다르지 않다.]

때로는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없애버리려고 불을 지르기도 하는데, 그 대상에는 개인적인 앙숙부터 외모나 말씨가 외국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 또 인종이 다른사람까지 포함된다. 어떤 사람들은 좌절하거나 분노하거나 절망했기 때문에 불을 지르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기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 힘은 조금도 없지만, 남의 삶을 더 비참하게 만들 힘은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힘을 스스로에게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힘을 사용하는 것이다.


세계는 점차 디스토피아로 향해가고 있는 듯 하고,
현재에도 (생존을 위해?) 나와 다른 사람, 집단 간의 혐오와 갈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이를 부추기고 심화시키는 집단도 있다.

화자인 18세 소녀 주인공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본인의 신념을 투영한 종교를 세우고
공동체를 이루어 어떻게든 살아가려 한다.

작가가 주인공을 내세워 제시한
혼란스러운 세상을 극복하는 해결책은 결국
구성원 각자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집단의 이익과 조직의 권위를 존중하는 공동체 의식이라는 점이 뼈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