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Park.net Book Review 19 10 Book Review 재수사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살인자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한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의 살인을 고백하며 시작한다. 짝수 챕터는 수사본부의 수사흐름대로 서술되는 반면, 홀수 챕터는 살인을 정당화하는 살인자의 독백으로 서술된다. 살인을 정당화하려 하기 때문에 현재 사법체계시스템에서 계몽주의까지 거슬러 올라가 비판하며, 마치 사이비교주의 언어처럼 계몽주의를 수정한 사상을 주창한다. 철학적이어서 일정부분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이 또한 어찌보면 정신질환자의 궤변이므로 이해가 안가는 혼란스러움도 있다. 짝수챕터만으로 이루어졌다면 작품의 호불호는 크게 갈리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홀수챕터야말로 장강명식의 사회서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2022.10.19 2022.10.19 10 10 Book Review 자유 오래된 도시 세인트폴에 사는 중산층 가정, 월터와 패티 버글런드 부부와 그들의 자녀 제시카와 조이.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각자 열심히 살아가던 그들은 2000년대의 시작과 함께 이웃들에게 미스터리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아들 조이는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인해 옆집 여자친구의 집으로 들어가고, 월터는 자연을 파괴하는 석탄 산업계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며, 패티는 이웃들 앞에서 분노의 화신으로 돌변하는데…. 장편이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후려쳐서 깨우치게 해 주마. 할때의 '장편'의 느낌이랄까. 중간에 월터의 청솔새 본격작업+릴리사 등장초반은 정말 완독을 포기할까 싶을 정도의 위태로움이었지만, - 누가 거긴 그냥 스킵해도 좋다고 말해주면 좋았을지도. (하지만 표지가 청솔새라서 굉장히 주제관련인 줄!!) - 물론.. 2022.10.10 2022.10.10 1 03 10 Book Review 순례주택 약간은 막 가는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 돌아가신 외할버지의 옛 여자친구의 빌라‘순례 주택’으로 이사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 있는 아빠, 라면은 끓일 줄 모르고 컵라면에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은 평소 업신여기던 순례 주택으로 이사 오게 된다. “온실 밖으로 나와 세상에 적응하게끔” 훈련시켜 주려는 순례 씨의 원대한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청소년 소설인데, 짧은 단편이니까 얼른 읽어보내고 반납하자 란 마인드로 집었는데 약간 덜 자란 어른들만 있을 뿐, 악인이 없고 등장인물들이 모두 선량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비오는 연휴. 커피 한잔 옆에 두고 책을 읽으며 아, 비를 피할 수 있.. 2022.10.03 2022.10.03 01 10 Book Review 긴긴밤 어린이문학상을 받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 모두를 위한 위로와 용기를 준다 “다른 펭귄들도 노든처럼 나를 알아봐 줄까요?"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너야." 2022.10.01 2022.10.01 28 09 Book Review 밝은 밤 어떤 이유에선가 할머니와 엄마의 관계가 소원해진 탓에 이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할머니는 그렇게 지연 앞에 나타난다. 지연은 할머니와의 재회에 어색해하고 어려워하면서도 “그런 감정들의 바닥에 깔린 엷디엷은 우애”를 신기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만남을 계기로 할머니의 집에 방문하게 된 지연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따듯한 분위기 속에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다가 사진 한 장을 건네받는다. 사진 속에는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두 여자가 미소 짓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은 놀랄 정도로 지연과 닮아 있다. 할머니는 그 여자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의 엄마라고. 그러면서 황해도 ‘삼천’에서 백정의 딸로 태어나 핍박받으며 살던 지연의 증조할머니가 어쩌다 양민의 자식인 증조할아버지와 만.. 2022.09.28 2022.09.28 28 09 Book Review 화려한 유괴 어느 날, 전대미문의 협박 전화가 총리 공관으로 걸려 온다. 그로부터 사흘 후, 도쿄의 초고층 빌딩 찻집에서 젊은 커플이 설탕통에 든 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연한 죽음인가, 협박 전화를 건 범인의 묻지 마 살인인가. 난항에 봉착한 경찰은 명탐정 사몬지 스스무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그가 사건에 뛰어든다. 사건은 기상천외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흐름 속에서 ‘천재 탐정 vs 천재 범죄 집단’의 치열한 대결 묘사를 즐길 수 있다. 말도 안되는 억지설정과 억지전개에 도대체 왜 이게 평점이 높은 건지 욕지거리를 삼키며 책읽기를 중단하고 봤더니 1977년작... 천재 범죄집단과의 대결이라고 하기엔, 자승자박 같은 결말을 천재들이 예상하지 못했나 싶어 터무니없다 1977년작인 걸 감안하고 읽으면 나쁘.. 2022.09.28 2022.09.28 22 09 Book Review 동급생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자신의 뿌리가 독일임을 의심하지 않고 일상에서 유대인의 소속감이라기엔 극히 일부분만 억지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유대인 의사의 아들과 어쩌고 저쩌고 역사가 유구한 귀족집안의 뼛속까지 귀족인 독일인 소년과의 순수해 보이는 우정이 나치즘에 의해 일그러지는 과정이 간결하지만 강렬하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 결말은 가슴 한켠을 먹먹해지게 만든다. 제발 모두가 스포 없이 이 소설을 읽기를. 2022.09.22 2022.09.22 21 09 Book Review 백조와 박쥐 도쿄 해안 도로변에 불법 주차된 차 안에서 사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정의로운 국선 변호인으로 명망 높던 변호사다. 그에게 원한을 품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는 주위 사람들의 증언에 수사는 난항에 빠지지만, 한 남자의 갑작스러운 자백에 사건은 순식간에 종결된다. 그러나 남자는 이어 33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금융업자 살해 사건’의 진범도 자신이라고 밝히며 경찰을 충격에 빠뜨리는데…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그 사건 당시 체포되었던 용의자는 결백을 증명하고자 유치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사체 첫 발견자였던 진범은 어째서 용의 선상에서 제외되었으며, 오랫동안 함구해온 죄를 갑자기 털어놓은 것일까 범인이 꽤 초반에 나온다는 점에서 다른 내용이 있을 거라는 건 누구나 짐작가능하고 읽다보면 이야기.. 2022.09.21 2022.09.21 1···11121314151617···28